중간근기를 지닌 사람의 성품은 배움에 힘 쓸 줄은 알면서도 혹 배움에 게으르기 마련이니 이에 면학勉學을 짓는다.
오호라! 배움은 잠시라도 게을리 할 수 없으며 도道는 잠시라도 떼 놓을 수 없다. 도는 배움으로 말미암아 밝아지는 것이니 배움을 게을리 할 수 있겠는가? 성현의 경계는 도로 말미암아 이르는 것이니 도를 떼어놓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평범한 백성이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현인에 이를 수 있고 현인이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성인에 이를 수 있다. 염구의 학문이 가히 안연에 이르렀다 할 것이나 그 실체를 갖춤에는 미치지 못한 것은 속마음이 게을렀기 때문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스승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힘이 부족할 뿐입니다」라 하니 공자께서 이르기를 「힘이 부족한 것을 근심하는 자는 중도에 [힘이 다하면 자연스레] 그만 둘 것인데 지금의 너는 선을 긋고 말았구나」 하였다. 안연의 학문은 가히 공자에 이르렀다 할 것이나 성현 조사들과 나란히 자리하지 못하는 것은 단명으로 죽었기 때문일 뿐이다. 만일 죽지 않았다면 그가 중니와 같이 되었을지 어찌 알겠는가? 그가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니 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안씨의 아들이 있어 배우기를 좋아하더니 불행히도 단명하여 죽었으니 이제는 그만이구나」 하였다. 어떤 사람이 묻기를 「성인도 배웁니까?」 하니 이르기를 「이 무슨 말인가! 이 무슨 말인가! 평범한 백성과 현인도 오히려 배움을 알거늘 어찌 성인이 배움에 게으르겠느냐. 무릇 하늘은 강하지만 땅에게서 능히 부드러움을 배우는 까닭에 사시四時의 차례를 범하지 않는 것이며, 땅은 부드러우나 하늘로부터 능히 강함을 배우는 까닭에 금석金石을 내는 것이며, 양陽은 생명을 피우는 것이지만 또한 음陰에게서 숙살肅殺을 배우는 까닭에 가는 잎의 풀들이 죽는 것이며, 음은 숙살하는 것이지만 또한 양으로부터 생명을 피우는 것을 배우는 까닭에 냉이와 보리가 나는 것이다」 하였다. 무릇 하늘과 땅과 양과 음은 사귀어 서로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므로 만물이 이루어지는 것이니, 하늘이 부드러움을 배우지 않으면 곧 덮어 줄 수가 없고, 땅이 굳셈을 배우지 않으면 곧 실어 줄 수가 없으며, 양이 음을 배우지 않으면 곧 열 수가 없고, 음이 양을 배우지 않으면 곧 닫을 수가 없다. 성인도 별다름이 없는지라 하늘과 땅과 양과 음을 본받아 행하는 분이시니, 이 네 가지가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데 성인이 어떻게 게을리 하리요. 어떤 사람이 자리를 피하며 이르기를 「나의 고루함이여! 다행히 그대께서 그 몽매함을 열어 주셨으니, 바라건대 성인의 학문을 듣기 원합니다」 하니 중용자가 말하였다. 「다시 앉으라, 내가 너에게 말하리다.《상서》에서 말하지 않았더냐? 오직 미치광이라도 생각을 이겨내면 성인이 되고, 오직 성인이라도 생각을 잊어버리면 미치광이가 된다 하였으니, 이러한 까닭에 성인은 창졸간에도 바른 도를 생각하여 배우지 않은 적이 없었다. 공자는 큰 성인으로 그 무리 가운데 빼어났으며 그 부류 가운데 출중하였으니 백성이 생긴 이래로 공자와 같은 자가 없었으나, 태묘에 들어가서는 모든 일을 물어 행하였다 하였으니 곧 이는 묘지기에게 배운 것이며, 세 사람이 길을 감에 착한 사람을 가려서 그를 좇았다 하였으니 곧 이는 동행자에게 배운 것이며, 주나라에 들어가서는 예禮를 노자에게 물었다 하였으니 곧 이는 도서관지기에게 배운 것이다. 어찌 중니와 같은 성인이 묘지기나 행인이나 도서관지기만 못하겠는가? 대개 성인은 바른 도를 생각하여 그것을 배우지 않으면 곧 미치광이에 이르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까닭에 반드시 나(孔子)와 같이 충실하고 믿음 있는 자는 있을 수 있을지언정 나처럼 배우기를 좋아하지는 못할 것이다라 하였다.」 말하기를 「성인은 나면서부터 안다 하였는데 어찌 배울 필요가 있습니까?」 하니 말하기를 「알고도 배우는 것이 성인이며 배워서 아는 것이 보통 사람이다」 하였으니, 비록 성인이나 보통 사람이라 할지라도 배움으로 말미암지 않은 자는 없다. 공자가 이르기를 「군자는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하니 자로가 이르기를 「남산에 대나무가 있음에 바로잡지 않아도 스스로 곧으니 베어서 사용하면 무소의 가죽을 꿰뚫는다 하였습니다. 이를 두고 말하건대 무슨 배울 것이 있겠습니까?」 하므로 공자가 이르기를 「흠줄을 내어 깃털을 달고 촉을 박아서 숫돌에 갈면 그 들어가는 깊이가 또한 깊지 않겠느냐?」 하니 자로가 재차 절을 올리며 이르기를 「삼가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하였다. 오호라, 성인의 배움이 흠줄을 내어 깃털을 달고 촉을 박아 숫돌에 갊으로써 더욱 깊게 들어가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찌 나면서부터 안다고 하여 말뚝처럼 배우지 않을 것인가!
1무릇 성인과 현인도 반드시 배움에 힘쓰거늘 성현도 못되는 자가 어찌 배우지 않고도 사람다운 사람을 이룰 수가 있겠는가. 배움이란 음식이나 의복과 같다. 사람에게는 성인이 있고 현인이 있고 서민이 있어서 비록 이 셋이 다르지만 주리면 음식을 찾고 목마르면 마실 것을 찾으며 추우면 옷을 찾는 것은 다르지 않으니, 배움 또한 어찌 다를 바가 있겠는가. 오직 날짐승과 들짐승이나 흙과 나무만이 배울 필요가 없을 뿐이다. 오호라! 어리석은 사람은 먹고 마시기를 즐겨함에 게으르지 않으며 재물과 이익을 탐냄에 쉬지 않으나 배움에 나아가기에 이르러서는 아침에 배우다가 저녁에 게을리 하는 자가 있으며 봄에 배우다가 겨울에 게을리 하는 자가 있다. 진실로 먹고 마시기를 좋아하고 재물과 이익을 탐하는 것과 같이 게으름을 모르는 자라면 어찌 널리 얻어듣지 못함을 근심할 것이며 군자가 되지 못함을 근심하겠는가.
이르기를 「세상에 지극히 어리석은 자가 있어 콩과 보리의 차이를 분별하지 못하고 추위와 더위의 변화를 알지 못하면 어찌 그로 하여금 배우게 할 수 있으며 어찌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하니 이르기를 「지극히 어리석은 것도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며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실로 스승이 그를 가르침에 쉬지 않고 그의 마음이 게으르지 않다면 성인의 경지라도 가히 밟아 올라 설 것인데 어찌 콩과 보리를 분별하지 못함을 근심하겠는가? 또한 어리석은 자라도 목마르면 마실 줄 알고 주리면 먹을 줄 알며 추우면 입을 줄 안다. 이미 이 세 가지를 안다면 곧 초목과 다르니 어찌 배우지 않을 것이며 어찌 가르치지 않겠는가. 사람이 아무리 어리석더라도 어찌 하루에 한 마디의 말을 기억하지 못하겠는가. 날이 쌓여 달이 되면 곧 서른 마디의 말을 기억할 것이며 달이 쌓여 해가 되면 곧 3백6십 가지의 말을 기억할 것이니, 그렇게 쌓기를 몇 년 동안하며 게으르지 않는다면 그 또한 박문博聞함에 가까운 것이 아니겠는가? 또 하루에 한 가지의 작은 선행을 취하여 그것을 배우고 행한다면 날이 쌓여 달이 되면 곧 몸에는 서른 가지의 선행이 있게 될 것이며 달이 쌓여 해가 되면 곧 몸에는 3백6십 가지의 선행이 있게 될 것이니, 그렇게 쌓기를 몇 년 동안하며 게으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에 가까운 것이 아니겠는가? 어리석은 이가 되고 소인이 되어 변화하지 않는 자는 배우지 않기 때문일 뿐이다」 하였다.
중용자가 탄식하며 이르기를 「내 일찍이 지혜가 미치지 못하고 재주가 민첩하지 못함을 수치스러워 하여 배움을 걷어치우는 자는 보았지만, 음식이 다른 사람처럼 많지 않음을 수치스러워 하여 음식을 걷어치우는 자는 보지 못했다. 음식을 걷어치우면 곧 생명을 잃을 것인데 어찌 반드시 많지 않다고 부끄러워 할 것이며, 학문을 걷어치우면 곧 금수나 토목과 같아질 것인데 어찌 반드시 재주나 지혜가 다른 사람만 못하다고 부끄러워하겠는가. 진실로 재주와 지혜가 남만 못함을 부끄러워하여 배우지 않는다면 또한 마땅히 음식이 다른 사람만 못함을 부끄러워하여 음식을 폐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살펴 보건대 어찌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 나 역시 지극히 어리석음에 매번 재주와 지혜를 헤아려 보건대 다른 사람에게 미치려면 아직 멀었으나 음식은 가히 걷어치우지 못함을 앎으로 말미암아 감히 배움에 게으르지 않는 것이다. 내 나이 마흔 넷, 비록 병들고 고달프더라도 일찍이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음은 토목이나 금수와 같이 될까 두려웠을 뿐이니, 감히 성인의 경지에 이르기를 바란 것도 아니었고 또한 입신출세를 추구한 것도 아니었다. 비록 간혹 뜰 앞을 배회하고 들녘을 거닐더라도 잠시나마 품성을 기르고자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생각하며 또한 감히 배움을 폐한 적이 없었다. 이로 말미암아 산을 오르면 곧 그 높음을 생각하여 배웠으며, 물에 다다르면 곧 그 맑음을 생각하여 배웠으며, 돌에 앉으면 곧 그 견고함을 생각하여 배웠으며, 소나무를 보면 곧 그 절개를 생각하여 배웠으며, 달을 대하면 곧 그 밝음을 생각하여 배웠다. 만 가지 경계가 빽빽이 늘어서 있음에 각기 뛰어난 바가 있으니 내가 그 모든 것을 스승으로 삼아 배웠다. 만 가지 경계는 말이 없으나 그래도 배울 만 한데 하물며 사람은 능히 말을 할 수 있음에야! 비록 1만 가지 악을 지녔다 하더라도 반드시 한 가지 선은 있을 것이니 한 가지 선을 스승으로 삼아 그것을 배운다면 그 누가 옳지 않다 하겠는가」 하였다.
중용자가 이르기를 「세상에서 구하여도 간혹 얻지 못하는 것이 있으며, 세상에서 구하면 반드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구하고자 하나 간혹 얻지 못하는 것은 이익이며, 구하면 반드시 얻는 것은 도道다. 소인은 이익에 대해서 비록 1만 번을 구하여 1만 번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구함에 더욱 용맹스레 할뿐인데, 군자로서 도道에 대해 구하면 반드시 얻을 것임에도 앞길을 바라보고 겁을 먹어 스스로 힘이 부족하다 생각하는 것은 이익을 구하는 소인에게 죄스러울 뿐이다」 하였다. 중니가 이르기를 「어짊이 멀리 있느냐? 내가 어질고자 하면 이곳으로 어짊이 이를 것이다」 하였으니, 그것을 구하면 반드시 얻을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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