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答 曾侍郎 天遊 一
[知幻參句 兼發大誓]
05
承敘及호니 自幼年으로 至仕宦히 參禮諸大宗匠이라가 中間에 爲科擧婚宦의 所役하며 又爲惡覺惡習에 所勝하야 未能純一做工夫로 以此爲大罪라하며, 又能痛念無常世間이 種種虛幻이라 無一可樂인달하야 專心欲究此一段大事因緣이라하니 甚愜病僧意로다.
06
然이나 旣爲士人이라 仰祿爲生이요 科擧婚宦도 世間에 所不能免者라. 亦非公之罪也어늘 以小罪로 而生大怖懼하니, 非無始曠大劫來에 承事眞善知識하야 熏習般若種智 之深이면 焉能如此리요. 而公의 所謂大罪者는 聖賢도 亦不能免이니 但知虛幻이라 非究竟法인달하야 能回心此箇門中하야 以般若智水로 滌除垢染之穢하고 淸淨自居하야, 從脚下去하야 一刀兩段하고 更不起相續心이 足矣라.
07
不必思前念後也니라. 旣曰虛幻則作時도 亦幻이며 受時도 亦幻 이며 知覺時도 亦幻이며 迷倒時도 亦幻이며 過去現在未來 – 皆悉是幻이라. 今日知非則以幻藥으로 復治幻病이니 病瘥藥除하면 依前只是舊時人이라. 若別有人有法則是는 邪魔外道의 見解也니라.
08
公은 深思之하야 但如此崖將去호대 時時於靜勝中에 切不得忘了 須彌山放下著 兩則語하고 但從脚下하야 着實做將去언정 已過者는 不須怖畏하고 亦不必思量이니 思量怖畏하면 卽障道矣리라.
但於諸佛前에 發大誓願호대 ‘願此心이 堅固하야 永不退失하고 仗諸佛加被하야 遇善知識하야 一言之下에 頓亡生死하고 悟證無上正等菩提하야 續佛慧命하야 以報諸佛莫大之恩하야지이다’하라. 若如此則久久하면 無有不悟之理하리라.
09
不見가 善財童子 – 從文殊發心하야 漸次南行호대 過一百一十城하야 參五十三善知識하고 末後於彌勒一彈指頃에 頓亡前來諸善知識의 所得法門하고 復依彌勒敎하야 思欲奉覲文殊한대, 於是에 文殊 – 遙伸右手하고 過一百一十由旬하야 按善財頂曰, “善哉善哉라. 善男子야 若離信根이런들 心劣憂悔하야 功行이 不具하고 退失精勤하야 於一善根에 心生住著하며 於少功德에 便以爲足하야 不能善巧로 發起行願하며 不爲善知識之所攝護하며 乃至不能了知 如是法性과 如是理趣와 如是法門과 如是所行과 如是境界하리며, 若周遍知와 若種種知와 若盡源底와 若解了와 若趣入과 若解說과 若分別과 若證知와 若獲得을 皆悉不能일러니라.”
10
文殊 – 如是宣示 善財하신대 善財 – 於言下에 成就阿僧祗法門하야 具足無量大智光明하며, 入普賢門하야 於一念中에 悉見三千大千世界 微塵數諸善知識하고 悉皆親近하며 恭敬承事하고 受行其敎하야 得不忘念智莊嚴藏解脫하며, 以至入普賢毛孔刹하야 於一毛孔에 行一步호대 過不可說不可說 佛刹微塵數世界하야, 與普賢等하고 諸佛等하며 刹等行等하며 及解脫自在悉皆同等하고 無二無別하니, 當恁麽時하야 始能回三毒하야 爲三聚淨戒하며 回六識하야 爲六神通하며 回煩惱하야 爲菩提하며 回無明하야 爲大智하리니 如上遮 一絡索은 只在當人의 末後一念眞實而已이라.
11
善財 – 於彌勒彈指之間에 尙能頓亡諸善知識의 所證三昧온 況無始虛僞惡業習氣耶아따녀. 若以前所作底罪로 爲實則 現今目前境界 – 皆爲實有며 乃至官職富貴恩愛도 悉皆是實이리니 旣是實則 地獄天堂도 亦實이며 煩惱無明도 亦實이며 作業者도 亦實이며 受報者도 亦實이며 所證底法門도 亦實이라. 若作遮般見解則盡未來際히 更無有人이 趣佛乘矣며 三世諸佛과 諸代祖師의 種種方便이 翻爲妄語矣리라.
12
承호니 公이 發書時에 焚香對諸聖하고 及遙禮菴中而後에 遣이라하니 公의 誠心至切이 如此라 相去雖不甚遠이나 未得面言일새, 信意信手하야 不覺에 忉怛如許하노니 雖若繁絮나 亦出誠至之心이라. 不敢以一言一字로 相欺니 苟欺公則是는 自欺耳니라.
13
又記得호니 善財 – 見最寂靜婆羅門하고 得誠語解脫하야 過去現在未來 諸佛菩薩이 於阿耨菩提에 無已退하며 無現退하며 無當退하야 凡有所求를 莫不成滿은 皆由誠至所及也라.
公이 旣與竹倚蒲團으로 爲侶라하니 不異善財 – 見最靜寂婆羅門이며 又發雲門書할새 對諸聖하야 遙禮而後에 遣은 只要雲門으로 信許니 此는 誠至之劇也라.
但相聽하라. 只如此히 做工夫將來하면 於阿耨菩提에 成滿無疑矣리라.
증시랑 천유에게 답하다 ①
[허깨비 임을 알라. 또한 큰 서원을 일으켜라]05
서한을 받아보니 어려서부터 벼슬할때까지 여러 선지식께 찾아 뵈었지만, 중간에 과거 보고 혼인하고 벼슬하느라 다시 잘못된 지각과 나쁜 습관만 늘고 공부가 순일하지 않아서 이 때문에 큰 허물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동시에 세간사 무상하니 가지가지 허망한 허깨비임을 사무치게 알아서 즐거울 것 없기에 오롯한 마음으로 일대사인연을 참구하려 하니 노승의 마음도 매우 흡족합니다.
06
그렇지만 선비가 되었으니 녹봉을 바라보며 생활을 해나가야 하니, 과거보고 혼인하고 벼슬을 사는 것도 세간에서 피할 수는 없는 것인지라 공의 허물은 아닙니다. 작은 허물 때문에 매우 걱정하시는데, 광겁의 지난생 동안에 참된 선지식을 받들어 섬겨서 반야종지를 훈습함이 깊지 않았다면 어찌 그러할 수 있겠습니까?
공의 말한 대죄는 성현들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허망한 환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07
과거를 생각하고, 뒷일을 떠올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허망한 환이라 말한다면 지을 도 환이고 받을 때도 환이며 지각할 때도 환이며, 헤매고 넘어질 때에도 환이며, 과거현재미래 모두가 다 환입니다. 오늘 허물을 알았다면 환의 약으로 다시 환병을 다스려야 합니다. 병이 낫고 [환이라는] 약까지 없어지면, 예전과 같아서 옛날의 그 사람일 뿐입니다. 만약 특별한 사람이 있나 법이 있다면, 이것은 삿된 마구니와 외도의 견해입니다.
08
[증시랑] 공이 그것을 깊이 생각하십시오. 이를 벼랑끝에서 나아가듯하되, 때때로 고요함이 지극할 때가 있는데, 허망하게 수미산이나 방하착 등의 두 고칙을 끝내야 함을 부디 잊지 마십시오. 그저 당장 딛고 선 발아래에서부터 착실하게 공부를 지어나가야지, 이미 지난 일을 두려워하지 말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따지거나 두려워하면 바로 도를 가로막을 것입니다.
다만 부처님 앞에서 큰 서원으로 발원하십시오.
“원컨대 이 마음 굳건하여 길이 퇴전커나 잊지 않고, 부처님 가피력에 의지하여 선지식을 만나 한 마디에 생사를 몰록 없애고, 무상정등정각을 깨달을지니, 부처님의 혜명을 상속받아 부처님 은혜에 보답하여지이다.”
이와 같이 오래 지나다보면 언젠가는 그 도리를 깨닫지 못할리 없습니다.
09
[그대는] 본 적 없습니까?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에게서 발심한 이후로 점차 남쪽으로 유행하였는데, 110개의 성을 지나면서 53선지식을 참배하였습니다. 끝에 가서는 미륵보살이 손가락 튕기는 사이, 이전의 선지식이 가르쳐주신 법문을 몰록 잊어버리고 다시 미륵보살의 가르침을 따라 문수보살을 뵙고자 합니다. 이에 문수보살이 오른 손을 멀리 펼쳐 110유순을 지나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며 말씀하십니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선남자여. 믿음이 없다면 마음이 졸렬해지고 근심과 후회가 있어 공덕행을 갖출 수 없느니라. 애써 정진하지 않게되고 선근 하나에 마음이 머무르게 되니, 적은 공덕으로 만족하다 여기게 되느니라. 그리하여 교묘한 방편으로 행원을 일으키지 못하고, 선지식의 보호도 받지 못하며, 이와 같은 법성과 이와 같은 본래 지취와 이와 같은 법문과 이와 같은 행법과 이와같은 경계를 알지 못하느니라. 두루하는 지혜라든가 온갖 종류 지혜라든가 바닥밑까지 다다른다던가 파해쳐 모조리 안다든가 들어간다든가 해탈한다든가 분별한다든가 증득해 안다든가 하는 것들 모두를 다 해낼 수 없느니라.”
10
문수보살이 이같이 알려주시자 선재 동자는 즉시 아승지의 한량없는 법문을 성취하여 무량한 대지혜광명을 구족하게 됩니다. 보현문에 들어가 일념 중에 삼천대천세계 미진수의 모든 선지식을 다 친견하고, 가까이 공경히 받들어 섬기고, 가르침을 받아 수행하여 망념 없는 지혜의 장엄장 해탈을 얻습니다. 보현보살의 모공의 국토에 이르러 모공 하나에서 한 걸음 내딛어서 말로다 할 수 없는 많은 부처님 세계를 지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보현보살과 같아지고 모든 부처님, 부처님 국토, 부처님 수행, 부처님의 해탈자재하심과 모두 같아지니, 조금도 다르지 않고 따로 있지도 않습니다. 바로 그때 비로소 삼독 삼독 : 탐욕과 이기심, 성냄과 혐오, 어리석음과 편견은 몸과 마음을 해치는 독과 같다하여 삼독이라 하였다.
을 삼취정계 삼취정계 : 대승을 배우는 보살이 지키야할 세가지 정계이다. 섭률의계, 섭선법계, 섭중생계이다.
로 돌리며, 육식을 육신통으로 돌리며, 번뇌를 보리로 돌리며, 무명(어리석음)을 지혜로 돌리게 됩니다. 위와 같은 그런일들은 단지 자신의 마지막 일념이 진실한 데에 달려있습니다.
11
선재동자가 미륵보살이 손가락 한번 튕기는 사이에 여러 선지식을 통해 증득한 삼매까지 단박 잊을 수 있었는데, 하물며 무시이래로 허망하고 거짓된 악업의 습기이겠습니까? 만약 이전에 지었던 죄업이 진실하다면, 지금 바로 눈앞 경계도 모두 실재로 존재하며, 나아가 관직이나 부귀나 은애도 모두가 다 실재할 것입니다. 이것들이 실재한다고 치면, 지옥과 천당도 역시 실재하고, 번뇌와 무명도 실재하며, 업을 짓는자도, 과보를 받는자도 실재하게 됩니다. 증득되는 법까지 실재하게 되니, 만약 여러 가지 견해들을 만들어내면, 미래세상이 다하도록 다시는 아무도 부처님 가르침[佛乘]에 나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12
편지를 받고보니, 공이 서신을 보낼 때에 제불보살님께 향을 사르고 이곳 암자를 향해 멀리서나마 예를 올리고난 후에 보냈다고 하셨습니다. 공의 정성스러운 마음과 지극한 간절함이 그러하고 서로 떨어져 있음이 매우 멀지는 않음에도 여지껏 마주하고 대화는 못하고 있습니다. 손 가는대로 마음가는 대로 끄적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이렇게 어지러워졌습니다. 번다하기는 할지라도 지극히 정성스러운 마음에서 나온 것입니다. 한 말씀 한글자 함부로 속이 않않았으니, 공을 속였다고 한다면, 이것은 자신을 속인 것이 될 뿐입니다
13
또 기억해보면, 선재동자가 최적정바라문을 만나 성어해탈[誠語解脫]을 얻었습니다.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불보살님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조금더 물러난 적이 없었으며, 지금도 물러나지 않고, 당래에도 물러나지 않아서, 구하는 것이 생기면 이루지 못한 것이 없다”함은 모두가 정성이 지극함에 미치게 된 까닭입니다.
공이 이미 대나무 의자와 좌복을 도반으로 삼았다 하였으니, 선재동자가 최적정바라문을 친견한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또한 저의 편지를 보면서 제불성현 대하듯 멀리서 예를 올린 후에 보낸다 하였습니다. 오직 나, 운문을 믿어서 허락을 바란다하니, 이것이 정성이 지극함이 대단합니다. 오직 한마디만 기억하십시오.
이와같이 공부를 지어나가기만 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틀림없이 성취될 것입니다.
16개의 댓글
Simply desire to say your article is as astonishing. The
clarity in your post is simply nice and i could assume you are an expert on this subject.
Fine with your permission let me to grab your feed to
keep up to date with forthcoming post. Thanks a million and please keep up the
rewarding 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