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재비가 공자에게 물어 말하기를 「그대는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나는 널리 알고 잘 기억할 뿐 성인은 아닙니다」 하였다.또 묻기를 「삼왕은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삼왕은 지혜와 용기를 잘 활용하였습니다만 성인인지는 내가 알지 못합니다」 하였다.또 묻기를 「오제는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오제는 인의를 잘 활용하였습니다만 성인인지는 내가 알지 못합니다」 하였다.또 묻기를 「삼황은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삼황은 시기적절한 정치를 잘 활용하였습니다만 성인인지는 내가 알지 못합니다」 하였다.태재가 크게 놀라며 말하기를 「그러면 누가 성인입니까?」 하니
공자가 점잖게 자세를 고치고 조금 있다가 이르기를 「내가 듣건대 서방에 성자가 있다고 하는데, 다스리지 아니하여도 어지럽지 않고,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믿으며, 교화하지 않아도 스스로 행하니, 광대하고도 광대함에 사람들이 능히 이름할 수 없다 합니다」 하였다.이 말에 의거하면 공자는 부처님이 큰 성인 됨을 깊이 알고 있었는데 때의 인연이 아직 오르지 않았던 까닭에 묵묵히 그것을 알고만 있다가 기회가 있기에 들먹였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 이치를 드러내어 말하지는 못했다.